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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1월 뉴스레터] 특별대담: 명사를 찾아서

작성자
황영호
작성일
2016.12.30
첨부파일0
추천수
0
조회수
1013
내용

김문규 고문님께 스포츠교육학을 묻다?

 

 


 

 

  강신복 고문님과의 첫 번째 대담에 이어, 기자단은 우리나라 스포츠교육학의 발자취를 좇기 위해 부산으로 향했다. 바다 내음 가득한 부산, 이 곳에서 스포츠교육학의 역사를 들을 수 있다는 흥분은 우리를 한껏 들뜨게 했다. 우리는 만남에 앞서 고문님을 좀 더 알고 싶었다. 그래서 조사한 고문님의 발자취, 그 중 두 이력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스포츠교육학회 7대 회장, 부산교육대학교 총장.

 

  김문규 고문님은 1984년부터 부산교육대학교 교수로 재직하셨고, 교육인적자원부 교육과정심의위원 및 교과서 집필위원, 교육대학종합평가 평가위원, 전국 교육대학교 총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하셨다. 고문님의 이러한 발자취는 우리를 주눅 들게 하기에 충분했다. 하지만 기우였던지, 첫 만남은 유쾌했다. 하얀 종이위에 쓰인 검은 글자의 질문들은 자연스레 대화 속에 녹아들었고, 고문님과의 낯선 만남은 친숙함으로 바뀌었다. 그리고 부산의 낯선 분위기도 어느덧 익숙하게 다가왔다.

 

  한국 스포츠교육학의 발전을 위해 평생을 헌신하신 고문님은 이제 또 다른 도전을 마주하고 계셨다. 2012년 정년퇴임이후 회원 10만 명의 국민생활체육전국낚시연합회의 6대 회장으로 활동을 하고 계신다고 한다. 2014년부터라고 하니, 쉬지 않고 스포츠교육의 역사를 이어가고 계셨던 것이다. 스포츠 교육학자이자 행정가로서의 삶을 걸어오셨던 김문규 고문님. 기자단은 고문님을 모시고 스포츠교육학자로서의 삶과 스포츠교육학의 도전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김문규 고문님과의 만남은 따뜻한 밥 한 끼로 시작되었다 

 

 

# 학자로서의 삶과 행정가로서의 삶

 

- 학자로서 살아간다는 것과 행정가적인 삶은 다소 차이가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두 삶의 공통점은 항상 최선을 다하는 것이었습니다. 다만 행정은 학문으로도 배울 수 있지만 감각적이고 타고나야 되고, 많은 사람들과 실시간 소통이 필요하기 때문에 준비된 사람이 아니면 많은 오류를 범할 수 있다는 특성이 있습니다.

 

- 행정가의 리더십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제가 생각하는 리더십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러 사람의 의견을 효율적으로 정확하게 모으는 것, ‘소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는 것도 중요하나 요구사항을 듣고 정확하게 내용을 분석하고 그에 적절한 대안을 제시해 주는 것이 리더의 소통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소통의 부재 시 요구하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문제를 해결하겠습니까?

 

- 현실에 대한 순수한 관찰자적 입장을 취하는 학자와 현실에 적극적으로 개입하는 실천적 입장을 취하는 학자가 있는 것 같습니다. 스포츠교육학자가 양자의 입장을 취할 때 어떤 장단점이 있을 수 있는지? 혹은 어떤 입장을 취해야 하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두 가지 입장을 구분할 필요 없이 양 쪽 모두 우리가 가야하는 길이라고 생각 됩니다. 다만, 현실적인 문제에 개입할 때 사욕을 경계해야 합니다. 학문은 나를 반겨주지만, 현실은 언제든 나를 도구로만 쓰기 때문입니다. 학문은 내가 사랑한 만큼 나를 존중하지만, 현실적 문제는 개입할수록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현실에 참여하더라도 학자의 소신과 양심을 버리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  ‘체육학’의 학문적 정체성

 

- 체육학의 통합이 필요한지, 필요하다면 통합을 이끄는 데 스포츠교육학자의 역할이 어떤 것인지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아직은 통합이 필요한 시기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모학문에서 하위 학문들이 쉼 없이 분화하고, 연구영역의 중첩 등으로 연구자의 혼란이 증가하는 점에 대하여 학자들이 염려하는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나라 체육학의 하위 학문들은 연구 성과에서 다양한 발전 수준에 있고, 태동한지 얼마 되지 않아 충분한 연구 성과도, 축적된 이론도 부족하기 때문에 통합을 위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새로운 하위 학문이 더 많이 나타나기를 기다린다기보다 기존의 학문분야들이 더 많은 성과를 쌓아 국제무대에서 왕성하게 활동할 수 있도록 충실한 몸을 갖추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따라서 학문의 통합에 대비한다면, 스포츠교육학회에서는 충실한 연구 성과를 쌓기 위하여 다각도로 노력하는 길만 있을 뿐입니다. 체육학의 양적인 분화는 내적 충실기를 거쳐 정리될 것이며, 그 모양새는 통합이거나 융합일 것입니다.

 

어느 시점에서 통합논의가 시작된다면, 통합이 필요한 이유와 통합의 비전, 통합내용 및 실행절차에 대한 관련 학회들의 합의가 전제되어야 할 것입니다. 생각보다 시간이 많이 걸릴 것입니다. 그래도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억지로 되는 것이 아니며, 때가되어 익은 감이 훨씬 맛이 좋습니다. ? 

 

 

# 체육교과의 교과명에 대한 생각

 

- 학문명과 교과목명은 해당 학문과 교과목의 정체성을 대변하는 것으로 사료됩니다. 그러나 현재 학문적인 명칭에 대하여 현재 국내에서는 ‘체육교육학’, ‘스포츠교육학’으로 불리고 있으며, 영어식 표현으로는 ‘Physical education’ ‘sport pedagogy’  ‘pedagogical kinesiology’ 등 다양한 용어가 혼재되고 있습니다. 학문명과 교과목명에 대해서 고문님의 고견을 듣고자 합니다.

학문명은 세계적인 합의가 필요하기 때문에 제가 왈가왈부하는 것은 온당치 않다고 봅니다. 초?중?고등학교의 경우에 국가수준의 교육과정 편제에서 교과목 명칭으로 ‘체육’을 사용하고 있으나, 문제가 있다면 논의를 거쳐 ‘스포츠’ 등으로 바꿀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이전에 ‘스포츠’가 명쾌하게 정의되고 학자들의 합의가 먼저 도출되어야 합니다. 올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가 체육단체를 통합하면서 ‘체육’과 ‘스포츠’의 정의에 대하여 심각한 논란을 일으켰으며, 이 논란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체육을 정의하고 스포츠를 정의해야할 학문분야는 그것을 내용으로 하여 연구하는 스포츠교육학회입니다. 우리 학회는 정부의 무지한 횡포에 대하여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어야만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번 토론회에서 중요한 이슈로 다뤄졌어야 했습니다. 학회가 큰 힘을 발휘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실기한 것입니다.

 

이처럼 ‘체육’과 ‘스포츠’의 개념정의가 명백하게 법에 규정되어도 공무원들의 무지와 횡포에 부닥치게 됩니다. 국민체육진흥법에는 ‘체육’을 정의하고 있으나 ‘스포츠’는 정의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교육부와 문체부의 법과 제도에 흩어져있는 ‘체육’이란 용어를 새로운 용어로 바꾸기 위해서는 새로운 용어에 대한 명백한 정의와 함께 생각보다 많은 시간과 까다로운 절차를 감내하여야 할 것입니다. 따라서 체육과 스포츠를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가 먼저 결정된다면 교과의 명칭은 언제든 바꿀 수 있습니다. 

 

 

 


 ▲ 대담은 때론 유쾌하게, 때론 진지하게 진행되었다.

 

 

# 초등체육의 문제점 진단

 

- 현재, 학교체육 특히, 초등체육 교육에 대한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고조되어 왔습니다. 고문님께서는 오랜 동안 초등체육과 관련하여 교사교육자로서의 길을 걸어오셨습니다. 초등체육의 문제점과 그 해결방안에 대해 말씀 주셨으면 합니다.

초등학교의 체육교육에서 많은 환경요인들이 개선되었습니다. 작지만 체육관이 계속 만들어지고 있으며, 수업용기구도 원하는 만큼 준비할 수도 있습니다. 학생들도 비만아가 늘었지만, 여전히 체육을 좋아합니다. 단 한 가지, 체육을 가르치는 교사의 전문성은 천차만별입니다. 교사의 전문성에 관한 문제가 초등체육이 어려움을 겪는 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원양성체제를 점검하고 교육과정을 개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국교육대학교 및 교원대학교 체육교육과의 교육과정을 수집?분석하여 초등학교의 변화된 교육내용을 가르치고 있는지, 아직도 옛날 사범대학의 교육내용을 답습하고 있는지를 점검하여 교육부에게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도 있습니다. 제도가 형식을 만들고 형식은 내용을 담기 때문입니다.? 

 

 

# ‘건강’과 체육교육

 

- 체육 혹은 체육교과의 핵심 연구주제가 ‘건강’으로 수렴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개정 교육과정에서도 중요내용으로 ‘건강교육’을 전면에 제시하고 있습니다. 이에 대해서 일군의 학자들은 교과에서 제시하는 내용이 너무 많으므로 핵심내용을 ‘건강’으로 가자고 하고, 또 다른 일군의 학자들은 너무 범위가 좁아진다고들 합니다. 이러한 건강 이슈에 대해 고문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필연적 현상이라고 봅니다. 국민에게 사랑받는 체육의 시대가 도래 하고 있는 것입니다. 체육은 생활과 문화를 기반으로 하는 교과로서 국민의 요구와 사회의 변화에 민감하여야 합니다.

 

그러나 건강문제만 다루는 체육은 상상할 수 없습니다. 생활체육인구가 약 2300만 명으로 추산되고 있으며 계속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들이 매주일 또는 일주일에 몇 번씩은 생활체육에 참가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방송은 물론, 신문, 잡지 등에서 건강을 주요 이슈로 다룹니다. TV방송 전문채널이 여러 개나 있으며 각 분야마다 익숙한 전문가들을 만나게 됩니다. 건강해지려고 운동도 하고 식단에도 관심을 갖게 되었습니다. 

 

생활체육과 관련짓겠다는 학교체육에서 이러한 사회적 변화를 어떻게 모르쇠로 나갈 수 있겠습니까? 학교체육은 사회변화의 주류를 파악하고 이에 적응하면서 한편으로는 이를 이끌어나가기 위하여 노력해야 할 것이며, 이를 가르치는 교사는 학부모들의 일반적인 수준보다 높은 지식과 교수능력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입니다. 본디 체육교과의 목표에는 건강과 성장발달 촉진(health and growth)이라는 목표가 있습니다. 체육의 여러 목표중의 하나로 두어야 할 것입니다.? 

 

 

#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의 연계

 

- 국민건강증진에 대해 학교체육에서 답을 찾자는 움직임이 강합니다. 이 때문에 체육과에 대한 사회의 기대가 커진 것도 사실입니다. 

청소년 폭력문제와 국민건강문제는 모든 국가의 중요 국정과제이나 교육부와 문체부에서는 제도적으로 풀어갈 지속적인 방법이 없습니다. 분명한 것은 청소년기까지의 심신의 발달이 폭력을 감소시키고, 국민의료부담을 경감시킨다는 것을 믿고 있습니다. 이를 가능하게 하는 교과가 ‘체육’이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청소년의 다양한 신체활동과 자아형성의 관계, 건강증진을 위한 습관형성 등을 체육교과에게 주문하는 것입니다. 국민건강은 선진국들의 가장 중요한 국정지표 중 하나입니다. 우리나라도 경제적, 사회적으로 보아 국민의 건강을 챙겨야하는 시기에 도래한 것입니다. 국민건강을 위하여 투자하는 경비는 의료비부담 경감과 근로자의 국가 경쟁력에 향상에 비하면 매우 효율적이고 부담이 없는 투자라는 것을 선진국들의 사례에서 눈을 뜬 것입니다

 

생활체육을 진흥시키기 위하여 투자를 하여 이제 그 긍정적 효과를 맛보게 되었으며, 이를 지속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교체육과 생활체육을 연계하고, 생활체육과 엘리트 체육을 연계하는 선순환구조로 체육을 선진화 한다는 것입니다.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학교체육과 엘리트체육만 있었던 20여년 전만해도 학교체육과 국민건강을 관련짓는 것조차 상당히 어색한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아버지가 헬스회원이고 어머니가 수영회원이며 아버지는 주말에 낚시를, 어머니는 등산을 가는 이 상황에서 헬스, 수영, 낚시 및 등산이 학교체육과 연계되지 않는다면 그것이 너무도 이상한 일이 될 것입니다. 학생들의 미래의 모습이 지금 그 부모들에서 나타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령인구가 증가하고 의료비 부담을 감소시키기 위하여 생활체육은 계속 활성화 될 것이며, 학창시절에 좋은 경험으로 남아있는 신체활동에 자연스럽게 접근하게 될 것입니다. 학교체육은 이 상황에 어떻게 적응할 것인지 깊은 논의가 필요할 것입니다.? 

 

 

# 후학들을 위한 당부의 말씀

 

- 우리 한국스포츠교육학회의 원로학자로서 앞으로 스포츠교육학을 전공하면서 학문의 길을 가고자 하거나, 현재 가고 있는 후학들에게 당부 말씀 있으시면 부탁드립니다.

제일 어려운 질문입니다. 성실하고 양심적인 학자, 소통하고 교류하며 반성하는 학자 등의 주문은 일상적인 주문이라고 봅니다. 일반적인 삶을 기준으로 학자로서 30년, 은퇴 후 자유인으로서 30년을 살아야 하는 후배들에게 양수겸장으로 쓰이는 비급은 ‘유연한 사고’라고 권합니다. 학자로서 생각이 유연하고 부드러워야 창의적 발상이 가능합니다. 경직되거나 막히면 시야가 좁아지고 편협해집니다. 연구자로서는 치명적인 결점이 되는 것입니다. 유연한 생각은 지동설도 만유인력의 법칙도 발견하였습니다. 자유인으로 살기 위해서는 생각부터가 유연하여야 합니다. 경직된 사고는 스스로를 고립시키고 화병을 키우게 됩니다.

 

 

 


▲ 유연한 사고를 강조하는 김문규 고문님. 기자단의 갑작스런 
사진 부탁에도 스스럼 없이 포즈를 취해주셨다. 


 

  김문규 고문님과의 만남은 시간을 잊은 채 이어졌다. 선배 학자로서의 혜안과 스포츠교육학회에 대한 애정은 중천에 뜬 해가 자취를 감출 때 까지 기자단을 붙잡아 두었다. 정년퇴임 후 학자로서의 삶을 벗어나 자유인으로서의 삶을 살고 계시다는 김문규 고문님. 중천에 뜬 해보다 석양에 지는 해가 더 뜨겁다고 한다. 체육계의 현 세태를 돌아보며 냉철한 이성은 가지되 가슴은 따뜻한 학자가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시는 그의 태양은 오늘 더 뜨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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