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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7월 뉴스레터] 특별대담: 명사를 찾아서
글쓴이: 황영호
조회: 1002
등록시간: 2016-06-28 10:53:38

1세대 스포츠 페다고지스트, 강신복 고문님께 듣다

 

 

지난 춘계학술대회에서 만난 강신복 고문님은 세월을 비켜간 듯 예전모습 그대로 후학들을 위한 강연을 펼쳤다. 약간의 설렘이었을까?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강 고문님이 발표를 마쳤을 때, 이제 중견학자가 된 동료와 제자들은 큰 박수로 응답하였다. 강신복 고문님은 우리나라에서 스포츠교육학 연구자라면 익히 알고 있는 체육교육과정, 체육교수학습방법, 체육교사교육 등의 학문영역을 체계화시킨 장본인이다. 아울러 한국스포츠교육학회 창립의 주도자이시기도한 강 고문님은 미국 오리건대학에서 수학하고 돌아왔을 당시, 우리나라에서는 스포츠교육학이라는 명칭조차 생소한 상황이었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립, 지도하기 위한 전환이 필요한 시기였다. 특히 1980년대 초반부터 북미의 데릴 시덴탑(Daryl Siedentop), 메리 오설리반(Mary O'sullivan), 존 체퍼스(John Cheffers), 폴 솀프(Paul Schemmp), 독일의 허벗 하그(Herbert Haag) 등의 해외 학자들과 빈번히 교류를 했고, 서울대학교에서 다수의 우수한 후학들을 양성하였다. 2008년 정년퇴임 이후 공적 자리를 오랫동안 멀리하여 후학들과 학회에서 뵙기 어려웠기에 이날 강 고문님의 발표는 무엇보다 감회가 새로운 자리였다. 그날의 감흥을 되새기며, 우리나라 스포츠교육학의 1세대 스포츠 페다고지스트, 강신복 고문님을 모시고 소소한 이야기부터 학회와 얽힌 이야기를 듣는 자리를 마련하였다.

 

 

#근황

 

Q: 오랜 만에 한국스포츠교육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고문님을 뵈었습니다. 직접 발표도 해주시고, 후학들이 새로운 생각을 해 볼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정년퇴임 후, 학회에서 선생님을 뵐 수가 없어서 아쉬워했던 분들이 많았는데, 이렇게 뉴스레터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내셨는지요?

 

A: 퇴임 이후에 그동안 하지 못했던 일들을 하며 지냈습니다. 작년에는 7월부터 약 8개월간 북남미 지역을 돌아보고 왔지요. 뉴욕 맨해튼의 박물관과 도서관도 둘러보고, 오리건 대학에서 내가 강의를 들었던 교수를 식사에 초대했어요. 자신이 40년간 교직에 있었는데 외국 유학생이 식사 초대를 한 것은 처음이라고 굉장히 좋아하시더라고요. 옛 추억을 더듬으며 LA, 샌디애고, 플로리다를 둘러보다 아름답다 싶으면 하루 밤도 더 묵으면서 좋은 구경 많이 했지요. 남미 여러 곳을 둘러보면서 우리나라 많은 젊은 인재들이 스페인어 같은 언어능력과 컴퓨터 기능을 가지고 있으면 이곳에서 일할 수 있는 자리가 매우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국내에 머물 것이 아니라 해외에 눈돌리면 취업 문제를 해결할 곳은 많다고 생각 했어요.

 

 

Q: 정년 이후, 교수님께서 새롭게 즐기는 일들이 있다면 어떠한 것이 있으신지요?

 

A: 요즘은 고전등 인문학 책을 읽고 있어요. 예전에 전공서적만 보다가 인문학 책을 접하다 보니 아주 재미있어요. 특히 집 앞에 도서관 시설이 들어서서 다양한 책을 읽을 수 있지요. 차 한 잔 마시며 책 읽는 재미는 새삼 즐거움을 더해 줍니다. 운동하면서 건강 챙기는 것이 노년기의 필수조건인 것 같습니다. 지난번 세미나 때 얘기한 것처럼 90세가 되었을 때 골프핸디 1890타를 칠 수 있도록 해보렵니다. 그렇게 되면 90살에 에이지 슈터의 꿈이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퇴임 후 골프치러갈 기회가 늘어나 주당 두어차례 합니다.

 

 

#한국스포츠교육학회의 역사와 얽힌 에피소드

 

Q: 세계적으로 스포츠교육학이 온전한 학문영역으로 자리 잡기 전, 많은 회원들은 선생님께서 한국에 스포츠교육학회 창립을 주도하셨고, 한국에 스포츠교육학을 열기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초기에 한국스포츠교육학회는 어떻게 설립되어졌는지요?

 

A: 거슬러 올라가면 내가 미국 유학을 끝내고 서울대학교에 왔을 때였어요. 학교에 오자마자 1986 아시안게임, 1988 서울올림픽이 열릴 예정이었기 때문에 준비를 해야 했지요. 이렇게 큰 대회들은 대개 5년 전부터 준비를 하는데, 우리도 아시안게임 학술대회, 올림픽 스포츠 과학 학술대회(Sport Science Congress)를 개최해야 했기에 나라에서 대학에 위촉을 했어요. 그 당시 단국대학교 장충식 총장님이 위원장으로 위촉이 되고 두 학술대회 조직위원회가 구성되었어요. 조직위원회내에 12개 세부 학술 분과가 조성되었는데 그때 나를 포함한 주로 미국에서 공부하고 돌아온 교수들이 참여했지요. 나는 스포츠교육학 분과위원장을 맡아서 당장은 아시안게임을 위한 학술대회를 치러야 하니 아시아에 있는 학자들이 누가 있는지 수소문부터 했지요. 그때는 정보도 매우 부족한데 내가 마침 국제스포츠교육학회(AIESEP) 회원이라서 각국의 학자들에 대한 정보를 입수 할 수 있었죠. 가까운 일본이나 대만, 멀리는 북미지역과 유럽학자들과도 연계망을 구축해 나갔습니다. 국내의 각 지역 대학 교수들과도 긴밀히 협의를 했지요.

그러다보니 교사양성기관에서 훌륭한 교사를 양성하려면 무엇보다 그 프로그램이 체계화 되어 있어야 하는데 당시에 그러한 프로그램은 매우 미약한 실정이었어요.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주로 체육지도론또는 체육지도법만을 교사교육 프로그램으로 이수하고 있을 뿐이더라고요. 이러한 상황에서 우선 각 대학에서 체육지도법을 가르치는 교수를 모두 모아 체육 교사교육 프로그램 개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그 개선을 위한 협의회를 본격적으로 추진하였어요. 동시에 아시안게임 학술대회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협조를 구했습니다. 특히 발표 논문 수를 늘리고 그 참여율을 극대화하기 위한 방안들을 함께 숙의하였습니다. 교수뿐만 아니라 대학원생들의 논문발표도 권장 했습니다.

그 즈음에는 대회 조직위원회에서 일주일의 3일 이상을 외국 학자들과 편지를 주고받는 일에 매진했습니다. 지금처럼 이메일이 있을 때가 아니라 일일이 타이핑을 해서 우편을 이용해야 했기에 힘든 과정이었지요. 아울러 이때 전국 대학의 체육교육 관련 학자들과의 잦은 모임을 한 것을 큰 성과로 여깁니다. 그렇게 모이게 된 교수들과 한국학교체육위원회라는 명칭으로 학회장 활동을 하게 된 것이 지금의 한국스포츠교육학회 설립의 모체가 된 셈이지요. 이후 전국의 체육대학 대학원생들이 모여서 세미나를 하고 학술대회도 개최하면서 그 조직이 활성해 가게 되었지요. 그리하여 86아시안게임, 88서울올림픽대회 학술대회를 성황리에 마쳤어요. 외국 교수들도 극찬했습니다. 논문 편수도 많고 진행도 체계적으로 잘 마무리되었다고 평가해 주더군요. 그때 그렇게 추진했던 일들이 어느 정도 우리 학회를 만들기 위한 기본적인 토대와 인적 연계망을 구축하게 된 동력이라고 볼 수 있지요.

 

 

#체육교과의 교과명에 대한 생각

 

Q: 춘계학술대회에서 체육교과의 명칭을 스포츠라는 교과명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다소 파격적인 제안을 해주셨습니다. 사실 선생님이 아니시면 누가 이러한 혁신적인 제안을 할 수 있을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문제의식은 언제부터 갖게 되셨는지, 그리고 현실화될 가능성과 그 가능성을 구현하기 위해 학회차원에서 해야 될 일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A: 이 생각에 대해서는 지난번 강촌 학술대회 발표에서도 이야기 했듯이 1970년대 내가 유학을 하면서부터 80년대 이후 줄곧 이를 생각 해오고 있었기에, ‘한국스포츠교육학회라는 학회명칭에도 영향을 주었지요. 기존의 체육이라는 명칭이 가지고 있는 이분법적 뉘앙스도 지양해야하고, 다른 교과처럼 컨텐츠 그 자체가 교과명이 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해요. 지금도 그렇지만 시간이 지나면 스포츠라는 명칭을 더욱 많이 상용화할 것이고, 그렇게 된다면 초중고 체육과과명 뿐만 아니라 각 대학의 학과 명칭도 바뀌어야겠지요. 무엇보다 이 문제에 대한 후속 논의와 연구가 활발히 지속 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학회차원에서의 토론회와 공청회도 열려 열띤 논쟁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렇게 된다면 아마 우리 학회와 회원들의 뜻이 함께 모아지고 그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후학들을 위한 조언

 

Q: 선생님께서는 후학들에게 큰 스승이자 존경받는 학자입니다. 스포츠교육학을 먼저 공부하셨고, 먼저 인생을 살아온 선각자로서, 선생님께서 후학들의 학문적 성장과 삶을 위해 한 말씀 조언 부탁합니다.

 

A: 무엇보다 목표의식을 확실히 가지고 큰 그림을 그리고 실천해나가야 한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곳저곳 기웃거리기 보다는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정확하고 신속하게 파악해야 하죠. 특히 석사, 박사생들은 자신이 관심 있는 분야를 좁혀서 연구해 나아가야 하고, 그 분야의 논문을 주도적으로 일관성 있게 수행해야 합니다. 지금은 많은 학생들이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좁고 깊게 꾸준하게 공부를 해야 빛을 볼 수 있고 모두가 그렇게 해야 학문이 발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대학에서의 논문지도 또한 그런 방향에서 추진되어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러기 위해서는 많이 공부해야 합니다. 내가 관심 있는 분야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항상 섭렵을 하고 있어야 가능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또한 옮고 그름을 알고 실천해 가는 인격을 갖춘 지도자가 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강 고문님은 인터뷰 동안 부드럽고 진중한 어조로 스포츠교육학에 대한 애정과 열정을 표해주셨다. 혼신을 다해 스포츠교육학을 위해 매진했던 강 고문님의 젊은 나날이 있어 후학들이 조금은 편안히, 그리고 조금은 더 나아갈 수 있는 길이 열리지 않았을까. 소소하고 건강한 노년을 맞이하고 싶어 하는 강 고문님의 소망과 달리, 그를 자주 학회에서 뵈었으면 하는 회원들의 마음이 헤아려져, 원로 석학과 신진 학자의 만남이 빈번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램이다. 책에서 배우는 스포츠교육학 지식보다 선생님의 실천적 지혜에서 흘러나온 주옥같은 말씀에서 배우는 가르침이 더 큰 것 같이 느껴졌다.

 

인터뷰: 홍보이사 이승배

정리: 명예기자 홍애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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